코드게이트 해커톤, 상은 놓쳤어도 남은 것들
수상자 명단에 우리 팀 이름은 없었다.
24시간 동안 밤을 새워가며 만든 결과물이었다. 발표가 끝나고 명단이 올라오는 순간, 잠깐 숨을 참았던 기억이 난다.
24시간 안에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최선은 어디까지일까?
코드게이트 해커톤에 참가하기 전, 팀 안에서 던졌던 질문이다. 답은 대회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정리되지 않았다.
Phase 1: 오래 맞춰온 팀, 새로운 무대
참가를 결심한 계기는 단순했다. 팀원들과 외부 대회에 나가 좋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목표도 명확했다 — 본선 진출, 혹은 수상.
팀은 3명으로 꾸렸다. 나는 백엔드 개발과 AI 모델을 전담했고, 다른 개발자 한 명이 프론트엔드를, 디자이너 한 명이 UI/UX를 맡았다. 오래 호흡을 맞춰온 사람들이라 역할 분담에서 큰 마찰은 없었다.
만든 서비스는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행동 카드 서비스 '이룸(ELUM)'이었다. 보호자가 입력한 자연어 문장 안에는 아이 이름, 진단명, 연락처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고, 이 문장을 외부 AI로 보내기 전에 로컬 LLM으로 먼저 걸러내야 했다.
Phase 2: 24시간, 그리고 제한된 GPU
가장 힘들었던 건 기술적 난이도 자체보다 시간과 자원의 조합이었다. 24시간 안에 브레인스토밍부터 구현까지 끝내야 했고, 사용할 수 있는 GPU 서버 자원은 한정적이었다. 그 안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했다.
모델 하나를 고르는 데도 벤치마크 테스트가 필요했다. 여러 모델을 후보에 올려두고 각각 테스트하면서 프롬프트를 다듬는 과정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썼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어떤 실패를 겪었고 어떤 구조로 개선했는지는 이미 로컬 LLM, 개인정보를 탐지할 수는 있어도 마스킹까지 믿을 수는 없었다와 외부 AI에 개인정보를 보내지 않는 법에서 다뤘다 — 여기서는 그 기술적 디테일을 반복하지 않는다.)
Phase 3: 발표, 그리고 결과
결과는 아쉬웠다. 수상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아쉬움이 전부는 아니었다.
과정 자체가 좋았다. 오래 손발을 맞춰온 팀원들과 몰입해서 무언가를 만들었던 시간 그 자체가 남았고, 짧은 시간 안에 직접 모델을 비교하고 벤치마크하며 쌓은 실전 감각도 남았다. 결과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 시간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배운 점
이번 해커톤에서 가장 크게 배운 건 두 가지다.
하나는 제한된 자원과 시간 안에서 빠르게 의사결정하는 능력이다. 평소 업무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극단적인 제약 조건이었고, 그 안에서 모델을 고르고 방향을 정하는 감각은 실전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외부 대회에 더 자주 나가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깨달음이다. 수상 여부와 무관하게, 이런 무대에 서보는 경험 자체가 다음 도전을 준비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걸 이번에 다시 확인했다. 앞으로도 외부 대회에 꾸준히 참여할 생각이다.
앞으로 더 많은 외부 대회에 도전해보라고, 그때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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